서론: 단순한 덮임이 아닌, 흙과의 교감
도자기를 하얗게 덮는 일반적인 유백유(Opaque White)는 자칫 기물을 답답하고 평면적으로 보이게 만들 수 있습니다. 오늘 석산도재 유약 연구소에서 소개할 다섯 번째 유약은, 흙이 가진 본연의 색을 끌어안으며 신비로운 색감을 자아내는 광택유, '화이트 루(White Roo)'입니다.
티탄(Titanium)을 베이스로 설계된 이 유약은, 흙의 성분과 소성 환경에 따라 매번 다른 표정을 보여주는 매력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고급스러운 백색 유약을 찾고 계셨던 분들이라면 이 글을 주목해 주십시오.
본론 1: 티탄과 철분이 만났을 때 피어나는 오묘한 푸른빛
'화이트 루' 유약의 가장 큰 특징은 태토(점토) 속에 포함된 철분(Fe₂O₃) 성분과 격렬하게 교감한다는 점입니다.
- 빛의 산란과 푸른빛: 기본적으로 불투명한 백색을 띠지만, 유약 층 아래로 태토의 색이 은은하게 비치는 반투명성을 동시에 가집니다. 특히 철분 함유량이 많은 잡토나 흑토, 회색 백자에 시유했을 때 티탄 성분이 빛을 굴절시켜 오묘하고 신비로운 푸른빛(Bluish tint)을 띠게 됩니다.
- 모서리의 따뜻한 대비: 사진에서 볼 수 있듯 기물의 전(입술) 부분이나 유약이 얇게 발린 모서리에는 티탄 특유의 따뜻한 황갈색(Warm Brown)이 자연스럽게 맺힙니다. 이는 인위적인 안료로는 절대 연출할 수 없는, 가마 속 불이 만들어낸 깊이감입니다.

본론 2: 성공적인 소성을 위한 정밀 데이터 (1230~1250℃)
화이트 루는 베이스가 튼튼하여 다양한 점토에 두루 쓰이지만, 광택유 특유의 융조 현상(녹아내림)을 잘 통제해야 완벽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습니다.
- 온도 범위: 1,230°C ~ 1,250°C (산화 전기가마 기준)
- 시유 비중 (43~47): 작업자의 의도에 따라 비중을 다양하게 조절할 수 있습니다. 맑은 느낌을 원한다면 비중을 낮춰 얇게, 풍부한 색감을 원한다면 비중을 높여 시유합니다.



⚠️ 주의사항 (흐름성): 고온에서 유약이 부드럽게 녹아내리는 성질이 있습니다. 시유 두께가 지나치게 두꺼울 경우 기물 바닥으로 흐를 수 있으므로, 굽 주변은 평소보다 약간 얇게 시유하거나 닦아내는 것을 권장합니다.
본론 3: 순백자보다 '잡토'에서 더 빛나는 존재감
대부분의 화이트 유약이 하얀 백자토에서 가장 깔끔하게 나온다면, 화이트 루는 반대입니다.
순수한 흙보다는 여러 광물이 섞인 잡토나 어두운 흑토, 회색 백자 등에서 유약 본연의 신비로움이 200% 발휘됩니다. 흙이 가진 거친 불순물조차 유약 속으로 부드럽게 녹여내어, 마치 고급스러운 대리석이나 옥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결론: 작품의 격을 한 단계 높여줄 단 하나의 화이트
밋밋하고 차가운 흰색에 지치셨나요? 흙과 빛, 그리고 티탄의 화학 작용이 만들어내는 깊이 있는 백색 광택유 '화이트 루'로 당신의 작품에 신비로움을 입혀 보십시오. 식기부터 오브제까지, 어떤 기물에 올려도 기대 이상의 품격을 선사할 것입니다.
🧪 화학 기호 및 데이터 요약
- 핵심 발색/질감 원료: TiO₂ (이산화티타늄 - 은은한 푸른빛 및 모서리 갈색 발현)
- 소성 온도: 1,230°C ~ 1,250°C (산화 전기가마)
- 권장 비중: 43 ~ 47 (Be°) - ※ 두껍게 시유 시 흐름 주의
- 추천 기물: 철분이 포함된 잡토, 흑토, 회색백자 (오묘한 색감 극대화)
- 응 용 : 유약 시유하기전 색 화장토나 청화 철화로 밑그림을 그린 후 얇게 화이트 루를 시유해 보자.아래가 비춰 보이는 묘한 작품이 나올 수 있다.
화이트 루(2L)유약
초벌백자토 /일반백자토/흑토 에 적용해본 샘플이다 소성온도 1230~1250도 (가마 내부 컨디션에 따라 다를수 있으므로 샘플링 후 적용 권장) / 광택 있음 /전기가마 소성/식기 사용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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